퇴사하겠다는 마음 아직 그대로인가?
네. 그렇습니다.
그럼 퇴사 후엔 뭘 할 생각이지?
글쎄요. 아직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어요. 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하느라 꿈이나 적성같은건 생각할 거를도 없이 되는대로 이력서 넣었거든요. 그 후론 돈 버는데 급급해서 별 생각 못했구요 . 그래서 사실 지금은 제가 뭘 하고 싶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.
음… 그럼… 차근차근 생각해봐.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.. . 그동안 어떻게든 내곁에 두고싶다는 이기적인 마음에 김비서의 퇴사를 막은게 사실이야 . 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 . 미소가 뭘 하든 난 항상 그길을 함께할테니까 말이지.
부회장님.
지난 9년동안 한결같이 성실하고 완벽하고 훌륭했던 내 비서를 이제 그만 보내주지. 그동안 수고 많았어.
대신 하고싶은 일이 생기면 나한테 가장 먼저 얘기해줘야해 . 그게 뭐든 난 항상 응원하고 도와줄테니까.
네 그럴게요.
Notes:
1. 겨를- leisure time
2. 급급하다 (汲汲)- busy
3. 차근차근- in a calm and orderly way
이 경치 김비서를 닮았군. 흠잡을 데가 없잖아 . 이 전망대는 나를 닮았고 정상에 우뚝섰으니 말이야.
오늘 여기 일부러 오신 거죠? 저 기분 불러주려고?
그래. 맞아. 어쩌다 들렸어. 오늘 있어던 일. 그래서 김비서 기분 불러주고 싶어서 바람 쐰 김에 여기 온 거군.
그냥 퇴사를 좀 앞당기는 건 어때?
아니요. 그런 생각 없습니다. 저는 약속 한 날짜까지 최선히 일 할 거에요. 저랑 사관 없는 사람들의 비난 같은 거 제게 중요 하지않이니까요.
그래도 난 김비서가 상처받을까봐 마음 있어요.
부회장님과 시작할 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이미 각오했던 일이예요. 혹시나 알려져서 오해받고 비난받더라도 상처받지 말자… 피하지말자.. 그런 각오없이 부회장님을 사랑하진 않아요.
Notes:
1.
흠잡- flaw
2. 우뚝- high
생각보다 일처리가 빠르군.
부회장님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죠.
김비서 같은 비서… 다시 만날 수 있을까? 이렇게 잘해줄수록 보내기 싫지만 , 덕분에 알겠어. 내가 그동안 미소 덕분에 얼마나 편했었는지 . 고마워. 이제까지 함께해줘서.
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.
저… 회사그만두지 않으려구요.
그게 무슨말이지?
말 그대로 입니다. 저 부회장님 곁에 김비서로 계속 남고싶어요.
혹시 오늘 생긴 문제들때문에 그럴까? 여기 일은 걱정 하지마.
부회장님…
알 고 있 겠지만 난 남들보다 적응력 마저 탁월 하지. 한동안 김비서 빈 자리 느껴지겠지만 금방 적응이 내 거야. 그래서 하고 싶은 데 찾아.
찾았어요. 부회장님의 비서로 지내는 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인 것 같아요. 어쩌면 제가 제일 잘할 수 있고 닥 맞는 일이 여짓껏 해왔는데 너무 익숙해져서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. 누군가를 보좌하고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일이 끝난 후 성취감이 좋아요.
김비서…
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곤란해지는 게 싫구요 . 솔직히 저 아니면 누가 부회장님을 감당할 수 있겠어요? 부회장님이 저를 사랑해서 보내주려고 하셨듯이 저는 부회장님을 사랑하니까 곁에 남고싶습니다.
오늘 저녁도 못드셨는데..
라면먹고갈까?
좋죠.
Notes:
1. 마저- 남김없이 모두
2. 여짓껏= 여태껏 till now